쉬운 일 아니에요
Not Easy
Synopsis
가까운 미래, 원인을 알 수 없는 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해를 가린다. 이로 인해 인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하지만, 그 후 수년 간의 연구 끝에 구름을 제거할 수 있는 화학무기 CW-26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. 이 소식에 모두가 안도하는 것도 잠시. 곧 이 신형 무기의 치명적인 결함이 밝혀지면서 세계는 CW-26의 사용을 두고 치열한 찬반논쟁을 벌이게 된다. 그러나 "그 날" 이후, 대다수가 찬성 쪽으로 돌아서게 된다. 그리하여 결정된 CW-26 살포를 3일 앞둔 어느 날, 민선(전소니)이 호명(권다함)을 찾아온다. 그녀는 수개월 전 그를 떠났다가 기억을 잃은 채 그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. 그녀는 그에게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싶다고 말하고 호명은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그녀를 돕는다.
[Cast]
권다함 전소니
[Crew]
각본/연출/편집 허성완
촬영/조명/DI 신상철
조연출 이병문
PD 강희정
[Production]
soyofilm
[Supporting]
영화진흥위원회
J4엔터테인먼트
연계 프로젝트 01. 크라우드펀딩
<쉬운 일 아니에요>의 문제의식은 '세월호와 같은 재난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'에 있다.
우리는 그 문제의식을 영화에서 멈추지 않고 크라우드펀딩과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확장하였다.
I. 에코백
이 가방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디자인되었다. 가방 전면의 점들 하나하나는 세월호 희생자분들을 의미한다. 우리는 그분들의 성함을 가방에 직접 나열하는 대신, 이름의 획수를 세어서 나온 숫자에 416을 곱한 뒤 그 결과를 십이진법으로 변환하여 어도비 색상코드를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. 같은 방식으로 가방 후면 다섯 개의 점은 제작당시 아직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분들을 의미한다. 우리가 그와 같은 '압축'을 택하면서 의도한 것은, 그 점들이 반드시 누군가의 입을 통해 '압축해제'되어야만 의미를 획득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. 그리고 그러한 '압축 해제'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세월호에 관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랐다. '끊임없이 이야기하기'가 재난을 사회화하는 출발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.
* 재난의 사회화: 2005년 일본에서 발생해 많은 사상자를 낸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를 다룬 책, 마쓰모토 하지무의 책 <궤도이탈>(글항아리, 2023)에서 발견한 말이다. 어떠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, 그것으로부터 사회 전체가 교훈을 얻어 시스템 안에 이식함으로써 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. <쉬운 일 아니에요>에서 기억과 망각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자 했던 바에 대한 적절한 규정이라 생각한다. 다만, 영화 제작 당시에는 이 용어를 알았거나 사용하지는 않았다.
II. 뱃지
에코백과 함께 <쉬운 일 아니에요>에 등장하는 오브재(전자레인지, 캔)와 영화의 주제를 형상화한 이미지(구름에 눈이 가려진 여자)를 뱃지로 제작하였다. 에코백과 뱃지는 모두 마진석 디자이너의 작품이다.
연계 프로젝트 02. 미디어아트
미디어아트 <충분한 시간>은, 세월호와 같은 사건에서 필연적으로 예정된 망각을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재난의 사회화를 통해 그와 같은 참사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면서 만들어졌다.
<충분한 시간> (마진석, 허성완 공동연출, 2018)
연계 프로젝트 03. 상영회
<쉬운 일 아니에요>의 완성 후, 독립 상영회를 진행했다. 그 자리에는 세월호 유가족분들과 작곡가 윤일상님도 참석해주셨다.